리뷰/종영 애니 리뷰

[최애의 아이] 1화 리뷰

악어농장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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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셨다면, 좋아요, 댓글 하나에 큰 격려와 힘이 됩니다.

*질문은 언제나 환영

 

 

 

방영 기념 일러스트

 

 

1화 - 【Mother and Children】 -

아이돌은 거짓말이 무기가 되는 존재

부동의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 B코마치

그 중에서도 절대적 에이스를 자랑하는 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의 열연한 팬인 본작의 주인공, 아마미야 고로

하지만 갑작스런 아이의 컨디션 난조로 활동을 쉬게 되는 것에 충격을 먹습니다

 

고로 아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백혈병 환자, 텐도지 사리나에게 포교당한 계기

사리나는 자신과 동갑인 아이에게 동경을 품고 있었지만 12살의 나이로 끝내 사망합니다

 

평소부터 고로를 잘따르던 사리나

병원이라는 새장의 작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존재였기에 

사리나에게 고로는 첫사랑이자 아이와 마찬가지로 의지의 대상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 16살의 나이로 임신으로 찾아온 한 소녀가 오는데

그 소녀가 바로 자신의 최애 아이돌 호시노 아이

 

이 스캔들이 바로 본작을 관통하는 최중요 떡밥이자 사건

모든게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검사 결과로 아이는 현재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네요

 

비록 원해서 가진 아이는 아닐지라도

가족이 없어 가족을 동경하던 아이는 뱃속에 있는 아이들이 태어나는걸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태어날 쌍둥이의 정체는 세간에 숨긴채 아이돌 활동은 계속할 예정

아이돌에게 거짓말은 무기

거짓말로 자신을 무장하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존재

거짓말은 아이에게 있어 사랑

 

아이는 아이돌로서의 행복과 엄마로서의 행복을 둘다 차지하고자 하네요

 

그런 아이의 각오를 듣고 고로는 아이의 쌍둥이를 받아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가온 출산일

시골 병원에 가명으로 입원중인 호시노 아이를 찾아온 수수께끼의 괴한을 쫒던 고로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결국 아이의 쌍둥이를 받아주지 못한채 죽고 맙니다

 

그 무렵에 아이는 무사히 출산을 끝마쳤네요

 

죽었을 고로는 정신을 차려보니

최애였던 호시노 아이의 쌍둥이 아들, 호시노 아쿠아마린으로 환생해 있었고

 

그런 아쿠아의 쌍둥이 동생, 호시노 루비

사실 루비 역시 사리나가 환생한 존재로

서로가 환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지만 누가 환생했는가는 모르는 상태

 

출산을 마치고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아이는 

아이돌로서 복귀를 준비중인데

 

역시 문제되는건 세간에 비밀로 하고 있는 아쿠아와 루비의 존재

 

아이는 자식인 쌍둥이들의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엄마로서 자세는 글러먹은 모습

하지만 매사 긍정적인 모습이 여전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네요

 

하지만 아쿠아(고로)는 그런 아이의 모습이 그저 불안할뿐

 

그렇지만 아이돌로서의 아이는 그 모든 불안감을 전부 불식시킬 정도로

빛나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존재

 

하지만 강렬한 빛에는 그림자가 따라오기 마련

 

한편 아이돌로 복귀한 아이를 대신해

아쿠아와 루비를 보살피는건 소속사 사장의 아내, 사이토 미야코

젊은 남성과 일할수 있다는 세속적인 목적으로 결혼을 했지만

정작 하는 일은 아이나 돌보는 것에 싫증을 느끼고

 

끝내 참지못해 아이의 비밀을 세간에 터뜨리려고 하자

아쿠아와 루비가 아기의 몸에 강림한 신인척 연기를 해 겁을 주면서

미야코의 악행을 막아냅니다

 

이 연기가 바로 루비에게 있어 첫 연기이자

아이에게 물려받은 연예계에서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단 걸 알려주는 계기

 

미야코는 이 날을 계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후에 아쿠아와 루비를 잘 보살펴주는 양부모같은 존재

 

그나저나 이 장면 최고네요ㅋ

 

아이돌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서 염증을 느끼던 아이에게

아쿠아와 루비의 존재는 그야말로 존재의의가 되어버립니다

 

다시 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드라마에 출현하게된 아이

촬영 현장에서 만나는 인연들은 훗날 아쿠아와 루비에게 큰 힘이 될 예정

 

특히 드라마 감독인 고탄다 타이시는

훗날 아쿠아에게 있어 스승같은 존재가 됩니다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재밌기도 하지만 

단순 아이돌 장르에 멈추지 않고 일본 연예계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스펙트럼 넓게 그 배경에 대한 지식이나 고증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게 현실과 100% 같단 의미는 아니지만 

 

고탄다와의 작은 인연을 계기로 영화에 잠깐 출현하게된 아쿠아

여기서 인기 아역 배우, 아리마 카나와 첫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아리마 카나는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몰입감있는 연기를 추구하는데

 

그 날 아쿠아가 보여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이질감

환생했기에 느껴지는 그 괴리감과 배역의 역할을 이해하고 

연출의 본질을 파악하는 그 연기는 아리마에게 있어 큰 충격을 가져다 줍니다

 

한편 유치원에 입학한 아쿠아와 루비

유치원에서 춤을 추게 되었는데

 

전생에 몸이 약해 걷는것조차 버거웠던 루비에게

춤은 자신이 바랄수 없었던 마음의 장벽

그렇기에 최애였던 아이를 보며 대리만족해온 나날

 

그 장벽을 최애이자 이제는 부모인 아이와 함께 연습하면서 허물어버립니다

전생에 아이를 동경하며 아이돌이 되고싶었던 사리나

 

그렇게 루비로 환생하면서 아이의 외모를 물려받고

전생에 머릿속에 각인시킨 아이돌 아이의 이미지를 온몸으로 재현하는 루비는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능을 개화시키네요

 

그런 평화로운 나날은 갑작스럽게 무너져내리는데

계기는 바로 아쿠아와 루비가 자신의 친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걸 엿들은 아이가

친부가 되는 사람에게 연락을 하면서 시작됩니다

 

순조롭게 인기몰이 중인 아이의 연예계 활동

 

그 모든것을 막을 내리는 괴한의 습격

참고로 아이를 습격한 괴한은 과거 고로를 죽인 범인과 동일범

 

어릴적부터 시설에 자란 아이는 사랑을 알지못했고

거짓이라도 살아갈 수 있는 아이돌로서 그 사랑을 알고자 

거짓된 가면을 쓴채 살아온 인생들

 

설령 거짓이라도 그렇게 살아가다보면 

그것이 진실이 되지 않을까 바라면서도 아쿠아와 루비에게 겁이나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한 마디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사랑해'라는 말은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거짓없는 진심이 되고 맙니다

 

최애이자 사랑하는 어머니가 살해당한 아쿠아와 루비

본 작품은 연예계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아이의 살해를 꾸민 범인 이사한 아이의 거주지를 알고 있던 외부자

아쿠아와 루비의 친부를 찾아 복수하기위한 복수물이기도 한 이 작품은 

연예계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보여주기에 상당히 무게감 있어 추천하는 작품

 

 

1화는 각잡고 파격적인 90분 편성으로 시작했는데 그만큼 상당히 만족스럽네요

근데 진짜로 90분 편성... 원작 1장을 통째로 담아냈는데

리뷰 작업하기 진짜 벅찹니다;

그래도 이번분기 다크호스니 리뷰를 안 잡을순 없지

 

일단 애니가 총 11화 편성인데 3장까지 진행할려나?

 

 

오프닝 '아이돌' 원작 소설

더보기

오프닝 원작 소설 공개

 

OP주제곡 YOASOBI「아이돌 (アイドル)」원작 소설 45510

글: 아카사카 아카

 

인터넷의 데이터 베이스에는 최근 2,30년의 다양한 글과 이미지, 영상 등이 아카이브로 남아 있다.

 

하지만 서버가 멈추거나, 사이트 서비스 종료, 계정 삭제 등을 이유로 이 인터넷에서 혹은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한 번 놓쳐버린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복원 할 수 없다는게 있다는 사실을「나」는 아프도록 이해하고 있다.

 

"앗...."

 

무심코 소리가 새버렸다. 사람들은 악령을 보면 이런 소리를 지르는걸까?

평소에는 멍하니, 천천히 움직이는 일이 많았던 감정과 마음이 이 때만은 순식간에 움직였다.

 

만난 것은 악령이었다.

16년 전에 연예계를 떠난 전설적인 아이돌.

그녀가 진행한 라이브 스트리밍의 아카이브.

팬이 불법으로 저장해둔 영상 데이터였다.

 

"와 그립네. 저장해둔 팬이 있었구나... 뭐 있을 수 있지"

 

영상 설명란을 본다. 거기에는 데이터 원본 날짜가 적혀 있었고, 그때는 B코마치의 전성기.

아이가 휴식하고 복귀했을 즈음의 스트리밍 데이터였다.

 

지금은 아이돌의 스트리밍 방송이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일반적이지 않았으며,

사이토 사장의 아이디어로 몇 번 시도된 기획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몇 번 방송을 진행한 기억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카이브가 남아 있다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데이터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이 스트리밍 서비스도 스마트폰 보급에 대한 대응이 느려서 다른 서비스에 고객을 빼앗기고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이트에 로그인 할 수는 있어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동영상은 당시 팬이 저장한 데이터가 분명하다.

 

나는 마우스를 천천히 화면 중앙으로 옮기며 망설인다.

이 동영상을 재생했다가는 당시의 마음이 되살아 날 것 같았기에.

 

나는 「아이」가 정말 싫었다.

나에게 B코마치의 활동은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연예계에 들어와 많은 연예인들과 만나고, 동경하던 사람들과 식사하거나,

텔레비전에 나와 주목을 받거나, 어디에 가든 비교적 인기가 많아서 즐거웠다.

하지만, 즐거웠던건 그런 사적인 것들이었고, B코마치의 활동 자체가 즐거웠냐고 하면 의문이다.

 

매일매일 리허설과 레슨에 쫓기며,

이벤트와 라이브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지만 관광할 여유는 없고,

수학여행이나 문화제에도 참여 할 수 없다.

무엇보다...

무엇보다 이 동영상의 주인공인 아이의 존재가 나의 활동을 그늘지게 했다.

B코마치의 인기 대부분은 아이의 인기로 뒷받침되고 있었다.

라이브도 센터는 아이로 고정이고,

다른 멤버들도 항상 아이를 돋보이게 하는 백댄서 같은 대우를 받았으며,

운영진도 노골적으로 아이를 편애했고,

아이를 중심으로 모든 기획이 움직였다.

 

물론 이해는 하고 있다.

아이가 없었다면 우리는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없었다면 지하 아이돌에 그쳤을 것이고, 그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을거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이 납득하는건 아니다.

편애를 받는 아이를 보며 증오가 끓어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B코마치는 약소 기획사의 중학생 모델들을 모아서 시작되었다.

저연령 그룹은 당시의 유행이긴 했지만, 성장기의 여자아이들은 외모 변화가 심하다.

대부분의 경우, 아기자기함을 잃은 주니어 아이돌은 「평범한」여성으로 변해간다.

주니어 아이돌의 재능을 판단할 때, 부모의 외모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얼굴로 성장하게 될지.

참혹한 이야기지만, 이 업계는 외모 중심주의를 한없이 추구하며 잔인할 정도로 재능을 중시한다.

나를 비롯한 많은 멤버들은 이 참혹함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패션잡지에서 모델을 하던 시절에는 나도 어디 내놔도 미소녀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면서 조금씩, 매력 포인트였던 동글동글한 얼굴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어린 얼굴로 인기를 끌었지만, 통통하고 성숙하지 못한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성장 실패.

그런 이야기도 몇 번 들을 수 있었다.

 

 

아이가 부러웠다.

그 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한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어른스러운 얼굴이었고, 마지막까지 순수함이 남아있었다.

질투했다. 나뿐만 아니라, 분명 멤버 모두가 그랬을거다.

표면상으로는 친하게 지내려고 했지만, 아마도 질투심은 스며들고, 아이도 그것을 느꼈을거라 생각한다.

다른 멤버들과 명백한 벽이 있었다.

 

몇 년 동안 함께 해왔지만, 진실을, 진심으로 이야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언제나 무심하게 행동하며 진심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식사도 처음에 몇 번 갔을뿐, 사적인 교류도 거의 없었다.

불만이 폭발하여, 아이에게 짓궂은 장난을 친 애가 나타났다.

화장품을 훔치거나, 멤버들 사이에서 아이에 대해 험담을 하기도 했다.

그 애는 곧바로 쫓겨났다.

사장인 사이토는 신속하게 움직였고, 결단력이 있었다.

사건을 인지하마자마 공지를 쓰고 계약을 해지했다.

졸업 라이브도 허락받지 못했다.

사장의 뻔뻔한 편애에 모두 결심을 굳혔다.

아이의 백댄서로서, B코마치의 활동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빌어먹을. 그렇게 생각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나는 마음을 비우고, 숨을 죽이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아아~ 들리나요?"

 

아이의 목소리다.

아이의 목소리.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나에게 있어 유일무이한 그 목소리가, 바람이 관통하는 것처럼 느꼈다.

 

"소리가 작나? 그래, 그럼 여러분 볼륨을 올리세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둔감한 발언.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전혀 망설임이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자체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인듯한 당당함.

 

맞아, 아이는 이랬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아이는 아름답다.

추억이, 수십 년의 시간이, 어떤 보정으로, 실물보다 더 아름다운 아이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생각했지만, 그건 전혀 관계 없다.

아이는 누가 봐도, 의심할 여지 없이 아름다웠다.

어린 나는, 어린 탓에, 아이를 과도하게 의식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지. 딱히 준비한게 없는데..

사장이이 그냥 잡담이라도 하라고 하길래.

그런데 잡담이라고 해도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아, 코멘트? 코멘트를 읽으면 되는 거야?"

 

업로드된 동영상에는 당시 코멘트들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코멘트가 아이가 보고 있을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오늘 뭐 먹었냐고? 아무것도 안 먹었어. 옷 브랜드? 유니X로인데.

좋아하는 책이라던가 있어? 비밀이야. 놀러간다면 어디로? 비밀이야"

 

아이의 대답에는 비밀이 조금씩 섞여 있었다.

어디까지 대답해주고, 어디까지 비밀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좋아하는 책 정도는 알려줘도 괜찮을텐데.

 

아이는 예전부터 비밀을 좋아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무엇을 물어봐도, 잘 피해갔다.

팬들의 시선에서 신비롭게 보일지도 모른다.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그 사람의 카리스마에 연결되니까.

 

"싫어하는 음식은?"

 

아이가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음, 하고 눈길을 위로 올리고, 카메라로 다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딱히 없는데, 흰 쌀은 좀 싫어해"

 

거짓말치네, 라고 생각했다.

로케이션 도시락은 누구보다 깔끔하게 비우고, 남은 도시락까지 가져가던 것이 아이였다.

흰 쌀도 깔끔하게 비우는걸 나는 몇 번이나 봤다.

특이한 대답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캐릭터에는 맞는 것 같다.

 

"맛이 싫다는건 아니고, 뭐하고 해야하지, 흰 쌀은 부드럽잖아.

가끔, 모래 같은 거 들어있지 않아? 그럴 때 까드득 소리가 나. 그게 싫어"

 

일반적으로 모래 같은 건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말하는 것에 살짝 리얼리티가 있었다.

부드러운 것 속에 갑자기 이물질이 있으니 싫다는건,

일반적인 감각으로도 공감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흰 쌀 속에, 유리 같은 게 들어있으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해.

분명히 아프겠지. 그러니까, 좋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뭐라고 해야할까, 무섭다?

응. 흰 쌀은 무서워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 물론 주면 먹지만.조금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아이의 표정은 무덤덤한 미소였다.

오히려, 아이는 항상 웃고 있기 때문에, 정상 운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아이의 웃음은 무표정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결혼 소원이라던지 있어? 없는데?"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

 

"잘 모르겠어. 결혼한다는 비전이 전혀 안 보여.

다들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게 어디까지 진심인지 모르겠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왜일까? 사랑의 표현?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다는 의사 표현? 아, 그렇구나. 조금 이해가 갈 것 같아."

 

아이의 표정에는 작은 빈틈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순수한 의문을, 마치 무언가를 튜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계속 함께 있고 싶다는건, 최근엔 조금 이해가 갈지도?

요즘에서야 겨우 그렇게 느끼는거지만."

 

갑작스러운 암시에 내 마음은 조금 싸늘해졌다..

이런 냄새에 대해서는 민감한 아이돌로서의 본능이 나에게도 조금은 남아있었다.

 

 

"친척인 꼬마가 말이지, 너무 귀여워서, 계속 같이 있다고 생각했어"

 

당시 코멘트들은 안도감으로 가득했겠지.

아이의 이성 관계는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우리들도 아이의 사생활을 알 길이 없었고,

이건 과거의 아카이브이지 실시간이 아니다.

이런 대답이 나올걸 알고 있으면서도, 역시 싸늘함을 느끼게 된다.

 

"좋아하는 남자 타입? 비밀. 말해도 괜찮긴 하지만,

자기가 그 타입이 아니라면 기분 나쁘잖아?

흐음, 그럼 됐어."

 

그 날의 방송은 연애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아이의 연애 이야기. 나도 조금 관심이 있었다.

조금만 헤드폰을 조정해 볼륨을 올린다.

 

"너무 나에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좋을 것 같네. 언제나 나는 뭔가 저지르니까.

사소한 일을 하나하나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상대하다 지칠꺼야.

그건 안쓰럽잖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좋다고 생각해."

 

아이가 말하는 저지른다는거에 집히는게 있다.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거나, 사회를 살아가는 데 일반적인 교양이 부족하다거나,

아이돌 중에는 발달 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결코 적지 않다.

아이는 그 전형이었다.

아이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부르더라도 틀릴 때가 많다.

사이토 사장 이름도 자주 틀려서 주의를 받은 적 있다는게 생각났다.

아이는 사람을 구별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닐까라고 멤버들이 농담 섞인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아이가 보는 세상은, 사람들이 모두 무표정하고, 마을사람A나 B가 말하고 있는거고, 개체 인식이 없는게 아닐까.

아니면 자기도, 게임의 플레이어 캐릭터 정도로 생각하고, 다소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게 아닐까.

게임을 좋아하던 멤버가 휴대용 게임기로 RPG를 하며 이야기했었다.

그랬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걸 기억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기분이라는건 아마 신뢰에 기반하고 있을거야.

뭐였지, 헨포세?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하게 되는 거 말이야.

하지만 나는 꽤 겁쟁이라서, 좋아한다는 말을 믿지 못할 것 같아.

사람을 정말 좋아했던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사람은 자신의 상식으로만 다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감정이 없으면, 사람들이 말하는 '좋아해'라는 말도 믿을 수 없다.

어른이 되고 깨달은 사실이다.

바람 피우는 사람일수록 바람 피운다고 의심하는 것처럼.

 

"이상한 느낌. 나는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걸 잘 못해,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미움 받는 것도 싫어.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걸 싫어하지는 않아,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날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 더러운 점과 싫은 점들을 모두 포함해서,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아이의 진심같은걸 처음으로 듣는 것 같다.

일기같은 느낌이다. 아이는 코멘트를 읽으며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

 

나도 기억이 났다. 코멘트를 주워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과의 대화가 되기 쉽다.

코멘트의 부족한 정보량을 보완하려고 하다가 주관이 들어가게 된다.

쏟아지는 코멘트에 쫒겨 진심과 다른 곳에 이야기가 흐르더라도, 그냥 다음 화제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원래 스트리밍은 시청자를 위한거고 생각없는 말을 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나라는걸 정의할때는 반드시.

 

"나는, 사실은"

 

거기서 영상은 끊겼다.

동영상의 제목은「1」

아무래도 이건 분할된 데이터 같았다.

투고자 페이지로 넘어가서 이어지는걸 찾아봤지만 보이질 않는다.

삭제한건지, 업로드하질 않은건지.

불완전한 연소감을 느낀 나는 검색 페이지를 연다.

뭔가, 아이의 발자국을 찾을 수 없을까 하고 B코마치 관련 페이지를 헤맨다.

 

동영상 사이트의 B코마치 관련 영상들은 거의 다 본 것들이고, 텔레비전용 탈을 쓴 아이만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러고보니, B코마치를 결성했던 초기.

아직 다들 친하게 지낼때 공용 어카운트 블로그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역 앞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이들 4명이서 순진하게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결국에는 운영이 만든 공식 어카운트만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공용 어카운트는 포기했다.

분명, 그 어카운트로 아이가 몇번정도 일기를 썼을거다.

 

로그인 화면으로 간다.

등록한 이메일 주소는 내 서브였을거다.

비밀번호가 뭐였는지는 순서가 확실치 않다.

1이 먼저였던가, 55가 먼저였던가.

몇번인가 시도 끝에 정답은 패스워드에 도달했다.

 

45510

 

타카미네, 니노, 아이, 와타나베

결성멤버의 앞글자를 플릭으로 입력했을때 나오는 숫자.

 

 

 

 

글 수는 7건.

총 조회수는 328.

최신 페이지에는 예전 공지가 있다.

이러건 고참 팬이라고 알까말까한 귀한 블로그다.

블로그 서비스 선택도 안 좋다.

귀여운 아바타가 블로그 옆에 붙어있어서 초둥학생이 만든 블로그 느낌이다.

흑역사를 보는 느낌이라 머리가 아프다.

 

기사 내용도 별로다.

운영에 확인도 받지 않고 썼을 자기소개 페이지와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쩌고, 이모티콘이 가득하다.

프로의식의 조각도 찾아 볼 수 없는 페이지다.

나는 히익 소리를 내며 빨리 글을 지우기 위해서 편집 페이지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에 비공개로 된 페이지가 하나 있었다.

투고자 누군지는 태그로 알 수 있었다. 아이다.

 

나는 미리보기 화면을 연다.

아이가 쓴 글을 읽었다.

 

"타카미네 니노짱 와타나베"

 

이 페이지 그립지.

나도 아직 남아있을지 몰랐어.

처음에는 우리도 이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지금은 B코마치도 꽤 흔들리고 있잖아?

뭐 내가 원인이긴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나쁘다고 생각하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

진짜라구?

믿으라고해도 믿기 어렵겠지만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계속 변치않아.

계속 말하지 못했지만 이게 내 진심이야.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더라도, 나는 모두를 싫어하지 않아.

가능하다면 옛날처럼 지내고 싶어.

좀 더 나를 바보 취급해도 돼.

화를 내도 괜찮아.

사양같은건 안 했으면 좋겠어.

하고 싶은 말은 했으면 좋겠어.

 

만약에 이 블로그를 

옛날 우리들 좋았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왔다면,

다음에 만났을때 알려줘야해?

 

아이, 멍청한 바보야라고 말이야

그러면 나도 미안해 바보라서 라고 말할게.

 

화해하고 싶었어.

사람들에게 계속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

제대로 모두와 

 

 

나는 끝까지 읽지 않고 페이지를 나갔다.

아이가 쓴 이글을 삭제했다.

두번다시, 그 누구도 이 글을 읽을 수 없도록.

 

이건 아니야

이런건「아이」가 아니야.

 

누구에게도 매달리지 않고, 분방하고, 고귀하고, 강하고, 후회따윈 한번도 하지 않고,

무적이고, 최강이고, 유일무이한게「아이」니까.

 

동료에게 매달리는 듯한 문장을 아이는 쓰지 않는다.

이런건 아이가 아니야. 아이는 이렇지 않아.

나의 아이는 그렇지 않아.

 

무엇이 진짜 아이인지 내가 알 필요 없어.

그 영상의 다음은 어떤 내용이었지?

나는 분명 한번은 그 스트리밍을 본적이 있을거다.

아이의 스트리밍은 전부 보고 있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아이가 딱 한 번 스트리밍에서 약한 소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 흰 쌀과 유리 에피소드.

저건 아이의 엄마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머니가 던진 유리 파편이 흰 쌀에 들어갔다고, 그때부터 아이는 본 적 없는 약한 소리를 했었다.

 

이 영상을 업로드한 인물도 나랑 같지 않을까.

그런 아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게 아닐까?

우리 안에 있는 우상을, 지키기 위해서.

인터넷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웠다.

영원히.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도록, 가망이 없도록.

 

나는 블로그 자체를 삭제했다.

아이가 보내는 SOS였을지도 모르는 그 목소리를,

다시는 아무도 볼 수 없도록.

 

PC 옆의 유리창에는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누구보다 아이를 신봉하고 있다.

틀림없는 신자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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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후기

 

[최애의 아이] 1 ~ 3권 후기

*후기로 작성하는 모든 작품들은 전자책으로 소장 중인 작품입니다 지방에서 산부인과 병원에 근무하던 의사 고로 그런 고로의 최애 아이돌이자 현재 가장 핫한 여성으로 유명한 아이의 임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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